반려동물 구강 질환 종류와 예방하는 방법은 [이범로 수의사 반·동·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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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구강 질환 종류와 예방하는 방법은 [이범로 수의사 반·동·건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2-06 10:58

[Hinews 하이뉴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치아와 잇몸 관리는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밥을 잘 먹고 활력이 있어 보이면 구강 상태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구강 질환은 대부분 눈에 띄는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된다. 통증이 있어도 표현하지 못한 채 참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이미 만성 단계에 이른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구강질환 발병률이 높은 편이며, 특히 성견·성묘 시기 이후부터는 치석 형성과 함께 질환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구강질환은 단순히 입냄새나 치아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염증이 지속되면 통증으로 인한 식욕 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세균이 혈류를 타고 전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은 증상이 나타난 뒤 관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미리 관리해야 할 예방 영역에 가깝다.

강아지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구강질환은 치은염, 치주염과 같은 치주 질환이다. 치주질환은 치아 표면에 형성된 치태가 제거되지 못하고 굳어 치석으로 변하면서 시작된다. 치석은 잇몸과 치아 사이 공간으로 세균을 침투시키고, 이로 인해 잇몸 염증, 치주염, 치조골 소실로 이어진다. 질병 초기에는 잇몸이 붉어지고 입냄새가 심해지는 정도로 시작되지만, 진행될수록 치아가 흔들리거나 통증으로 인해 사료 섭취가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난다. 심한 경우 세균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심장, 신장, 간 질환과 연관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범로 다루동물병원 원장
이범로 다루동물병원 원장
고양이의 구강 질환은 강아지와 양상이 다르다. 고양이에게 흔히 확인되는 질환 중 하나는 구내염이다. 고양이 구내염은 잇몸뿐 아니라 혀, 입천장, 인두까지 광범위하게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반응 이상과 치아 표면의 세균성 자극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치석 제거만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만성 통증으로 인해 식욕 저하, 체중 감소, 공격성 증가 등의 행동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또 하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환은 고양이 치아흡수성병변이다. 치아흡수성병변은 고양이 치아가 턱뼈로 흡수되어 파괴되는 질환으로, 외관상 정상처럼 보이다가 내부에서 이미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지만 고양이는 통증을 숨기는 습성이 있어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어렵다. 치아흡수성병변으로 인해 손상된 치아는 보존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 확률이 높아 대부분 발치가 발치를 진행한다.

특히 다수의 치아에 병변이 확인되는 경우 전발치 수술이 선택지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치아 전체를 뽑는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오히려 발치를 선택하는 것이 반려묘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의 경우 문제 치아를 제거함으로써 통증이 현저히 감소하고 식욕과 활동성이 회복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구강질환을 예방하고 진행을 늦추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은 육안으로 보이는 치석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잇몸 아래 치주낭에 쌓인 치석과 세균을 제거하는 의료 행위다. 스케일링은 일반적으로 1년에 1회 내외로 진행할 것을 권장하며, 치석 형성이 빠르거나 이미 치주 질환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더 짧은 주기로 진행될 수 있다.

가정에서 보호자가 스케일링을 직접 시행하는 이른바 ‘셀프 스케일링’은 여러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치아 표면의 치석을 긁어내는 과정에서 잇몸 손상, 치아 균열, 세균의 혈관 내 유입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잇몸 아래 치석은 가정에서 제거가 불가해 근본적인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불안전한 제거로 인해 치석 표면이 거칠어지면서 세균 부착이 더 쉬워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구강질환은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렵고, 방치할수록 치료 범위가 넓어진다. 반려견,반려묘의 치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난 뒤의 치료가 아니라, 증상이 생기기 전의 예방이다.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차단하고,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점에 발치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반려동물의 통증을 최소화하고 전신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은 단순한 치아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기를 바란다.

(글 : 이범로 다루동물병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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