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당뇨병이 중장년층의 질환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소아·청소년과 20대 이하 젊은 층에서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며,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분당제생병원이 최근 5년간 연령별 당뇨병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소아·청소년 및 20대 이하 환자는 4만6271명이었으나 2024년에는 5만9732명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6.6%로, 60대 이상 증가율인 5.6%를 웃돌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9세 이하의 연평균 증가율은 8.3%, 10대는 7.3%, 20대는 6.3%로 나타나 전체 평균 증가율 4%보다 훨씬 빠른 증가 흐름을 보였다. 당뇨병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과 20대 이하에서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며, 생활 습관 변화로 인한 조기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불규칙한 식사·고당도 음료, 젊은 당뇨 키운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져 혈당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만성질환이다. 최근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달라진 식습관과 생활패턴이 자리하고 있다.
신동현 분당제생병원 내분비내과 주임과장은 “20대 이하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불규칙한 식사와 정제당, 액상당의 과다 섭취가 꼽힌다”며 “배달음식과 고당도 음료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췌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 부족과 불규칙한 생활이 반복되면 체내 염증 반응이 늘어나면서 당뇨병 위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아·청소년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지희 과장은 “과거에는 당뇨병을 성인의 질환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소아·청소년의 당뇨병 진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비만과 생활습관 변화로 인해 성인병으로 알려졌던 2형 당뇨병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성장기 동안 고혈당 상태가 반복되거나 혈당 변동이 큰 상황이 지속되면, 성인이 된 이후 눈이나 신장, 신경과 같은 장기에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어릴 때부터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이러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 미미해 놓치기 쉬워... 조기 진단이 관건
당뇨병은 관리가 늦어질수록 뇌졸중, 심근경색, 만성 콩팥병, 망막병증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발병할수록 고혈당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만성 혈관 합병증 위험도 함께 커진다.
신동현 분당제생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분당제생병원)
신동현 주임과장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갈증이 심해지는 다음, 소변량이 늘어나는 다뇨, 식욕이 증가하는 다식이지만 젊은 층에서는 증상이 약해 단순 피로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물을 자주 마시고 갈증이 심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경우, 배고픔이 잦고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혈당 검사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만이나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지희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진료 모습 (사진 제공=분당제생병원)
윤지희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아이의 경우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급격히 늘거나, 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갑자기 줄어든다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구토나 복통, 숨 가쁨, 심한 피로감이나 의식 저하가 동반될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혈당 조절뿐 아니라 혈압과 혈중 지질 관리, 금연, 발 관리 등 전반적인 건강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발병 이후의 치료뿐 아니라 발병 이전부터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진단 후에는 악화를 막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더 이상 특정 연령대의 질환이 아닌 만큼, 젊을 때부터 건강 관리에 대한 인식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