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 호르몬 변화가 비만 부른다... 조기 관리가 필수[봉아라 원장 칼럼]

칼럼·인터뷰 > 의학칼럼

갱년기 여성, 호르몬 변화가 비만 부른다... 조기 관리가 필수[봉아라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2-10 17:38

[Hinews 하이뉴스]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결과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은 체지방을 저장하는 방식, 체지방에 비례해 분비되는 호르몬, 음식 섭취와 체중 조절 신호에 뇌가 반응하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남성은 30~50세 사이에 주로 비만이 나타나는 반면, 여성은 60대까지도 비만도가 꾸준히 증가한다. 나이가 들수록 BMI와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비만과 과체중 유병률도 확연히 높아진다.

폐경기 여성에서 비만이 증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폐경 전후의 뚜렷한 호르몬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중심에는 에스트라디올이 있다. 에스트라디올은 포도당과 지질 대사를 조절하며, 부족할 경우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이상지질혈증 위험이 높아지고 복부 지방이 우세하게 축적된다. 에스트로겐에는 에스트론(E1), 에스트라디올(E2), 에스트리올(E3), 에스테롤(E4) 등 네 가지 형태가 있으며, 이 중 실질적인 성호르몬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에스트라디올이다.

봉아라 리셋의원 원장
봉아라 리셋의원 원장
에스트라디올은 단순히 생식과 관련된 호르몬이 아니다. 식욕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시상하부의 핵(nucleus)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풍부하게 존재하며, 음식 섭취와 체중 조절 신호에 직접 관여한다. 지방세포 또한 하나의 내분비기관으로서 에스트라디올의 영향을 받는다. 갈색지방세포에서는 열생성(thermogenesis)을 촉진하고, 백색지방세포에서는 지방분해(lipolysis)를 높이며 지방생성(adipogenesis)을 억제한다. 즉, 에스트라디올은 지방을 분해하고 비만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또한 에스트로겐은 뇌에서 렙틴 작용을 조절한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을수록 렙틴 감수성이 증가하며, 렙틴은 체내 대사 신호를 뇌에 전달해 음식 섭취를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촉진한다. 여기에 더해 에스트라디올은 TCA 회로 관련 효소, 예를 들어 citrate synthase, mitochondrial aconitase 2, isocitrate dehydrogenase, succinate dehydrogenase 등의 활동을 높여 포도당과 지방을 효율적으로 에너지로 전환하도록 돕는다. 쉽게 말해, 당과 지방을 활용한 대사 과정을 활성화시켜 체지방 축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폐경이행기 여성의 호르몬 변화는 단계별로 나타난다. 초기 폐경기(early perimenopause)에는 에스트라디올이 크게 변하지 않고 오히려 유지되거나 증가한 상태로 존재한다. 이 시기에 중요한 변화는 FSH의 급격한 증가로, 심혈관계 위험과 대사적 변화가 시작된다. 후기 폐경기(late perimenopause)로 넘어가면 FSH가 25 이상으로 상승하고, 에스트라디올과 AMH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복부 지방이 늘고 근육량이 줄며, 근감소증(sarcopenia)이 나타난다. 완전 폐경(postmenopause) 상태에서는 에스트라디올이 현저히 감소하고 FSH는 40 이상으로 증가한다. 이때는 관리하지 않으면 체성분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이상지질혈증, 인슐린 저항성, 당불내성, 수면장애 등 다양한 대사적 문제가 동반된다.

이처럼 갱년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체중 증가와 복부 비만에 취약하다. 조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체중과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전략을 세우고, 갱년기 변화를 느낀다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단순한 다이어트나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며, 호르몬 변화와 대사적 특성을 이해한 맞춤 관리가 비만과 건강 악화를 막는 핵심이다.

(글 : 봉아라 리셋의원 원장)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