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최근 국내 식품 시장에서 올리브오일 경쟁이 과열되면서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프리미엄’, ‘최고급’, ‘산지 직송’ 등 자극적인 문구가 난무하는 가운데, 정작 품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건강식 수요 증가와 함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고가 정책과 함께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마케팅용 기준에 현혹되기보다 국제적으로 검증된 선별 기준을 따져봐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구매할 때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선별 기준을 따져봐야 한다. (이미지제공=클립아트코리아)
◇ 국제대회 수상 여부, 객관적 지표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기준으로는 메이저 국제 올리브오일 대회 수상 여부가 꼽힌다. 대표적으로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올리브오일 가이드인 ‘플로스 올레이(Flos Olei)’와 이탈리아 정부 인증을 받은 ‘레오네 드 오로(Leone d’Oro)’, ‘뉴욕 국제올리브오일품평회(NYIOOC)’가 있다. 주요 대회에서는 화학적 분석과 맛과 향을 복합적으로 평가하는 블라인드 관능 평가를 병행한다.
심사 기준에는 ▲산도(Free Acidity) ▲과산화물가(Peroxide Value) ▲자외선 흡광도(UV Absorbance) 등 산패 관련 지표와 함께 ▲과일향(Fruity) ▲쓴맛(Bitterness) ▲매운맛(Pungency)의 균형 등이 포함된다. 즉, 단순히 ‘산도가 낮다’는 한 가지 수치만으로는 품질을 단정할 수 없으며 향미의 복합성과 결점 유무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은 제품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 병뚜껑·용기 설계도 품질 변수
올리브오일은 빛·열·공기에 노출될수록 산패가 빠르게 진행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병뚜껑 설계와 용기 소재가 중요한 품질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빛 차단 기능이 있는 짙은 색 유리병이나 금속 캔을 사용하고,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는 마개 구조를 갖춘 제품이 산패를 늦추는 데 유리하다”라고 조언한다. 일부 프리미엄 제품은 산소 접촉을 최소화하는 특수 마개를 적용해 품질 유지 기간을 늘리고 있다.
◇ 인플루언서의 꼼수 판매 조심
최근 한 인플루언서는 DOP 인증, 유기농 인증, IFS 인증 세가지 기준으로 본인이 공구하는 제품과 다른 브랜드 제품들을 비교하는 표를 올려 논란이 됐다. 해당 인플루언서가 공개한 표에는 타 브랜드 제품들은 세 가지 기준에 충족하지 않으며, 오직 본인이 공구하는 제품만 충족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 다른 브랜드 제품 중에는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혼란을 주었고, 이내 곧 스토리에 올린 글을 삭제했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국내 수입품 중 유일하게 3단 인증을 거쳐 믿고 마실 수 있는 최고급 제품이라 홍보하고 있지만 국제대회수상 경력은 없다. 또한 DOP 인증으로 섞지 않은 최고급 진짜 오일이라는 설명하지만, DOP 인증은 특정 지역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 제조한 제품에 부여하는 하나의 마크일 뿐, 이 DOP 마크가 최상급 오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국내 시장, 가짜 기준 마케팅 특히 심해”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가짜 기준’이 마케팅 요소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정 산지 이름이나 모호한 등급 표현, 자체 수상 경력 등을 내세워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품은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자체 인증이나 애매한 표현을 강조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든다”라며 “한국 시장에서 이런 마케팅이 특히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에게 ▲국제 공인 대회 수상 여부 ▲수확 연도 및 생산 이력 표기 ▲보관 및 용기 상태(어두운 유리병이나 캔) ▲공신력 있는 화학 분석 수치 공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건강을 이유로 올리브오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가격이나 광고 문구가 아닌 객관적 품질 기준에 기반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열된 마케팅 경쟁 속에서 ‘좋은 올리브오일’을 가려내는 소비자의 안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