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버스에서 쓰러진 이유... 공황장애 발작과 미주신경성 실신, 어떻게 다를까 [김대억 원장 칼럼]

칼럼·인터뷰 > 의학칼럼

만원버스에서 쓰러진 이유... 공황장애 발작과 미주신경성 실신, 어떻게 다를까 [김대억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2-13 09:45

[Hinews 하이뉴스] 아침마다 붐비는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는 몇 달 전 러시아워 버스 안에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었다. 전날 늦게까지 이어진 업무로 수면이 부족했고,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긴장도 심한 상태였다. 숨이 막힐 듯 답답한 버스 안에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이 몰려오더니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대로 쓰러졌다. 응급실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후 시행한 기립경사검사에서 ‘미주신경성 실신’ 진단을 받았다.

비슷한 환경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한 사람도 있다. 광역버스로 출근하는 박모 씨는 사람이 많은 차량 안에 서 있으면 가슴이 조여오고 심장이 급격히 뛰기 시작한다. ‘이러다 숨이 막히는 건 아닐까’, ‘중간에 내리지도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이어지면서 극심한 공포가 몰려온다. 몇 차례 같은 증상이 반복된 뒤 그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고, 스트레스성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두 사례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기전에는 차이가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가장 흔한 실신 유형으로, 자율신경계가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으면서 맥박과 혈압이 함께 떨어지고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발생한다. 특히 사람이 밀집한 공간, 장시간 서 있거나 갑작스럽게 자세를 바꿀 때, 심한 통증이나 배변·배뇨·기침 같은 자극 이후에 잘 나타난다. 겨울철에는 두꺼운 옷과 난방으로 실내가 답답해지면서 더 쉽게 유발될 수 있다..

김대억 해아림한의원 대구본점 원장(한방신경정신과박사)
김대억 해아림한의원 대구본점 원장(한방신경정신과박사)

실신 전에는 식은땀, 메스꺼움, 어지럼증, 시야 흐림, 힘 빠짐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즉시 바닥에 앉거나 누워 머리를 낮추고, 가능하다면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면 뇌혈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변에서는 환자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고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회복되지만, 처음 발생했거나 반복된다면 기립경사검사, 심전도, 심장 초음파 등으로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면 공황발작은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된 상태에서 발생한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가빠지며 가슴이 답답해지고, 손발이 차거나 식은땀이 나는 등 ‘위기 상황’과 유사한 신체 반응이 나타난다. 여기에 극도의 공포감과 함께 ‘쓰러질 것 같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해진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미주신경성 실신이 브레이크가 과하게 작동한 상태라면, 공황발작은 엑셀레이터가 과도하게 밟힌 상황에 가깝다.

또 하나의 차이는 ‘예기불안’과 ‘회피행동’이다. 공황발작을 경험한 사람은 다시 그런 상황이 올까 봐 미리 두려워하며, 혼잡한 대중교통이나 밀폐된 공간을 피하려 한다. 이러한 반복이 일상 기능을 크게 위축시킨다.

공황발작이 왔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증상으로 생명이 위태로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숨을 3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는 호흡을 반복해 과도한 들숨을 줄이고 날숨을 충분히 내보내면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미주신경성 실신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율신경 조절력이 떨어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공황장애와 미주신경성 실신은 다른 질환이지만, 두 경우 모두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바탕에 있는 만큼 전반적인 신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긴장·불안을 낮추는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공황장애를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스트레스 관리, 탈수 예방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은 자율신경계 안정에 필수적이다. 반복되는 어지럼증이나 극심한 불안 발작을 단순한 컨디션 문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주신경성 실신과 공황장애 원인은 단일 요인으로 규명하기 어렵지만, 스트레스 관리와 자율신경의 균형 조절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과 공황장애 치료법은 생활관리와 스트레스 해소가 기본 되어야 하고 필요에 따라 상담치료 약물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모든 병은 시작되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스트레스와 생활 관리의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미주신경성실신, 스트레스성 공황장애에 대해 설명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몸으로 느껴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별일 아닌 것으로 넘어가기가 쉽지만, 내 몸이 힘들다는 신체의 신호이기 때문에 이를 간과하지 않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개인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겠다.

(글 : 김대억 해아림한의원 대구본점 원장(한방신경정신과박사))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