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시작되는 3월은 반려동물의 호흡기 질환이 늘어나는 시기다. 낮 기온이 올라가면서 산책이 늘어나지만 동시에 미세먼지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 입자들은 사람뿐 아니라 강아지와 고양이의 호흡기 점막에도 자극을 주기 쉽다. 실제로 이 시기 동물병원에는 기침을 하거나 숨쉬기 불편해 보이는 반려동물이 내원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 많은 보호자가 단순히 감기라고 생각하고 지나치기도 하지만, 이러한 증상 뒤에는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관지염은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기관지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를 폐로 전달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기침이 지속되거나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한 경우 호흡 곤란까지 나타날 수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며, 감염성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인 자극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급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반복적인 자극이 이어지면 만성 기관지염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윤태현 구리 애니케어 동물병원 원장
강아지 기관지염은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 중 하나다. 특히 어린 강아지나 노령 반려견처럼 면역력이 약한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대표적인 증상은 지속적인 기침이다. 보호자들은 종종 목에 무언가 걸린 것처럼 “켁켁거리는” 모습을 보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산책 후나 흥분했을 때 기침이 심해지거나 밤에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호흡이 가빠지거나 활동량이 줄어들고 식욕이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강아지 기관지염의 원인 중 하나로 잘 알려진 질환은 바로 켄넬코프다. 켄넬코프는 강아지 전염성 기관지염이라고 불리는 호흡기 질환으로, 보르데텔라균과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여러 병원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강아지가 많은 환경에서 쉽게 전파될 수 있으며, 기침과 콧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강아지 기관지염은 감염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미세먼지, 황사, 담배연기, 방향제와 같은 화학적 자극 물질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산책 시간이 길어질수록 반려견의 호흡기가 자극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외부 환경 요인이 반복되면 기관지 염증이 만성화될 수 있다.
고양이 역시 기관지염이 발생할 수 있다. 고양이의 경우 기관지염이 천식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 천식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기관지가 수축하면서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기침을 하거나 구토를 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실제 구토가 아니라 호흡기 문제일 수 있다.
고양이 기관지염과 천식은 알레르기 반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집먼지, 꽃가루, 미세먼지, 향이 강한 방향제나 고양이 모래의 먼지 등이 주된 원인이 된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 역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는 고양이 상부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병원체다.
기관지염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면 비교적 회복이 가능한 질환이지만, 관리가 늦어지면 염증이 폐까지 확산되면서 폐렴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어린 반려동물이나 노령 반려동물처럼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호흡기 질환이 더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방치하기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예방접종이다.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여러 감염성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러한 질환들은 예방접종을 통해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특히 반려동물이 많은 환경을 이용하거나 산책과 외부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일반적으로 강아지의 기초 예방접종은 생후 6~8주 무렵부터 시작해 2~4주 간격으로 여러 차례 진행된다. 이후 면역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추가 접종이 권장된다. 특히 켄넬코프 예방 백신은 반려견의 생활 환경에 따라 접종이 권장되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강아지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반려견이라면 더욱 중요하다.
고양이 역시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한 예방접종이 매우 중요하다. 고양이 종합백신에는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 예방이 포함되어 있다.
고양이의 경우에도 보통 생후 6~8주부터 기초 예방접종을 시작해 일정 간격으로 추가 접종을 진행하게 되며 이후 정기적인 추가 접종을 통해 면역을 유지하게 된다. 특히 다묘 가정이나 외부 구조묘, 보호소 출신 반려묘의 경우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예방접종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예방접종은 단순히 특정 질병 하나를 막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전반적인 면역 체계를 보호하는 중요한 건강 관리 방법이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증가하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호흡기 점막이 쉽게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감염성 질환 예방이 더욱 중요해진다.
환경 관리 역시 중요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반려견 산책 시간을 조절하고, 산책 후에는 털과 발을 깨끗하게 닦아 외부 오염 물질을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를 활용하거나 환기 시간을 조절해 공기 질을 관리하는 것도 반려동물의 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의 호흡기 건강은 거창한 관리보다 일상 속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관심이 쌓일 때 반려견과 반려묘는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