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3월 12일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을 맞아 만성콩팥병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장거리 이동이나 여행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충분한 준비가 이뤄질 경우 여행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대한신장학회 ‘말기콩팥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국내 투석환자는 약 12만 명에 이른다. 고령화와 당뇨병 환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보통 주 3회 병원을 방문해 약 4시간 동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나 여행을 계획하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동 제한이 투석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투석환자는 여행 전 주치의 상담과 의료기관 확인이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김도형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투석환자 가운데는 치료 때문에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투석 일정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계획을 세우면 여행이 가능하다”며 “여행 경험은 환자의 심리적 안정과 삶의 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여행 계획 시 투석 일정 먼저 확인해야
투석환자가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 일정이다.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여행지 인근에서 투석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미리 확인하고 예약해야 한다. 투석 일정에 맞춰 이동 일정을 조정하면 여행 중에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김 교수는 “여행을 계획하기 전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해 환자의 건강 상태와 투석 일정에 맞는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행 중에는 식이 관리와 약물 복용, 투석 일정 관리 등을 평소보다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석환자 A씨 역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다. A씨는 “투석 치료 때문에 여행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칠순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교수님의 도움으로 오랫동안 계획했던 여행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의 경우 대한신장학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인공신장실 찾기’ 서비스를 활용하면 여행지 주변에서 투석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확인할 수 있다. 여행 일정이 확정되면 해당 의료기관에 미리 연락해 투석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해외여행 시 의료서류 준비 필수
해외여행 역시 사전에 현지 의료기관과 협의하면 투석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관련 의료서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투석기록지와 검사 결과지, 진료의뢰서 등은 현지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와 치료 조건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자료다. 해외여행의 경우 영문 진단서가 추가로 요구될 수 있다.
투석 치료는 환자마다 제거해야 하는 수분량과 혈류량, 투석 과정에서의 혈압 변화, 약물 투여량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가 기록된 의료 자료가 있어야 현지 의료진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여행 기간 동안 복용해야 할 약을 충분히 준비하고,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방문할 수 있는 의료기관 정보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 복막투석 환자는 이동 비교적 수월
복막투석 환자의 경우 혈액투석 환자보다 여행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복막투석은 환자가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치료 방식이기 때문에 여행지에서도 치료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복막투석 장비를 사용하는 환자도 여행 중에는 손투석 방식으로 전환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국내 여행의 경우 복막투석액을 여행지로 배송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일부 해외 국가에서도 투석액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김도형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 (사진 제공=한림대강남성심병원)
◇ 여행 중 식이와 수분 관리 중요
투석환자는 여행 중에도 식이와 수분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이나 칼륨이 많은 식품 섭취를 줄이고 과도한 수분 섭취를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투석 일정과 약물 복용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심한 부종이나 호흡곤란, 발열, 어지럼증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여행을 중단하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