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대표 관절 질환 슬개골탈구, 가볍게 넘겨선 안 되는 이유 [송광호 수의사 반·동·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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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대표 관절 질환 슬개골탈구, 가볍게 넘겨선 안 되는 이유 [송광호 수의사 반·동·건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4-03 14:42

[Hinews 하이뉴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한 번쯤은 “다리를 들고 걷는다”, “갑자기 깽깽걸음으로 걷는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증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행동의 이면에는 관절 질환이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접하는 질환은 바로 슬개골탈구다. 강아지에게 특히 높은 발생률을 보이지만 고양이에게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질환이다.

슬개골이란 무릎 관절 앞쪽에 위치한 아몬드 모양의 뼈로 대퇴사두근과 슬개건 사이에서 관절의 움직임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대퇴골의 활차구라는 홈안에서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이 위치에서 벗어나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빠지는 상태를 슬개골탈구라고 한다. 대부분은 안쪽으로 탈구되는 내측 슬개골탈구가 많으며 반려견 특히 소형견에게 매우 흔하게 관찰된다.

슬개골탈구의 원인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기엔 어렵고 대부분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선천적으로는 대퇴골과 경골의 정렬 이상, 활차구가 얖은 구조, 인대와 근육의 불균형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포메라니안, 말티즈, 푸들, 치와와 같은 소형견에게 흔히 나타나는 이유도 이러한 해부학적 구조와 관련이 깊다. 후천적인 원인으로는 외상, 과도한 체중 증가, 미끄러운 바닥환경, 과격한 점프 등이 관절에 지속적일 부담을 주며 발병을 촉진한다.

송광호 우리들동물종합병원 원장
송광호 우리들동물종합병원 원장

증상은 단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보호자가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묘하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간헐적으로 한쪽 다리를 들고 걷거나 ‘스킵 보행’이라고 하는 몇 걸음 걷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보행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슬개골탈구는 진행될수록 보행 시 통증이 증가하고, 다리를 완전히 들고 다니거나 절뚝거리는 모습이 뚜렷해진다. 관절 내 마찰이 반복되면서 염증과 연골 손상이 발생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활동성이 감소한다. 심한 경우에는 무릎 관절 자체의 변형까지 이어질 수 있다.

슬개골탈구는 1기부터 4기까지 구분된다. 이 단계 구분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1기는 슬개골이 정상 위치에 있다가 외부에서 힘을 가하면 탈구되지만 손을 떼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상태다. 대부분 증상이 거의 없거나 매우 경미하여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2기는 슬개골이 자주 탈구되며 자연스럽게 다시 돌아오기도 하지만 일정 시간 탈구된 상태가 유지되기도 한다. 이 시기부터 간헐적인 절뚝거림이나 스킵 보행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3기는 슬개골이 대부분 탈구된 상태로 유지되며 손으로 밀어 넣어야 제자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다시 쉽게 빠지는 특징을 보인다. 보행 이상이 뚜렷하고, 관절 구조의 변형이 진행되는 단계다.

4기는 슬개골이 완전히 탈구되어 있으며 손으로도 정상 위치로 교정되지 않는 상태다. 이 단계에서는 다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관절의 심한 변형과 만성 통증이 동반된다.

슬개골탈구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무릎 문제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관절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무릎 내 구조물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결국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십자인대는 무릎의 앞뒤 움직임을 안정화하는 핵심 구조인데 슬개골탈구로 인해 정렬이 무너지면 이 인대에 과부하가 걸린다. 실제 임상에서도 슬개골탈구와 십자인대파열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된다. 이 경우 치료는 훨씬 복잡해지고 회복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고양이의 경우 슬개골탈구 발생률은 강아지보다 낮지만 전혀 발생하지 않는 질환은 아니다. 특히 외상이나 선천적 구조 이상이 있는 경우 나타날 수 있으며 고양이는 통증을 잘 숨기는 특성이 있어 발견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려묘가 점프를 꺼리거나 활동성이 줄어든다면 단순한 성격 변화로 넘기지 말고 관절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치료는 단계와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1기 또는 일부 2기에서는 체중 관리, 근육 강화, 환경 개선과 같은 보존적 관리로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미끄러운 바닥을 개선하고 과도한 점프를 줄이며 적절한 운동을 통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2기 이상에서 증상이 반복되거나 3기, 4기로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 수술은 활차구를 깊게 만들거나 인대의 위치를 교정하고, 뼈의 정렬을 바로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술 후에는 재활 관리가 회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슬개골탈구는 선천적 요인의 영향이 크지만 일상적인 관리만으로도 진행을 늦추거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가장 기본은 체중 관리다. 과체중은 무릎 관절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반려견과 반려묘 모두 적정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환경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끄러운 바닥은 관절에 불안정성을 유발하므로 러그나 매트를 활용해 마찰력을 확보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소파나 침대에서의 반복적인 점프는 관절에 충격을 누적시키기 때문에 계단을 설치하거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장기 강아지의 경우 과도한 운동보다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적절한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근육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것이 슬개골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필요에 따라 관절 영양제의 도움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관절 상태를 확인하고, 초기 이상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관절 건강은 일상적인 환경과 습관에서 큰 영향을 받는다. 작은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관심이 결국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모든 반려동물이 건강한 움직임을 오래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질환의 악화를 막는 핵심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글 : 송광호 우리들동물종합병원 원장)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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