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수술, ‘어디를 남길 것인가’가 사정 기능을 좌우한다 [조정호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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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수술, ‘어디를 남길 것인가’가 사정 기능을 좌우한다 [조정호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4-21 16:54

[Hinews 하이뉴스] 전립선비대증 수술의 목표는 단순하다. 막힌 소변 길을 넓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따로 있다. “수술하면 사정 기능은 괜찮을까요?” 과거에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기 어려웠다. 배뇨 증상 개선과 사정 기능 보존은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전략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핵심은 ‘얼마나 제거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를 남길 것인가’다.

전립선비대증 수술 이후 가장 흔한 기능 변화 가운데 하나는 역행성 사정이다. 정액이 요도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방광 쪽으로 들어가는 현상이다. 생명에 영향을 주는 문제는 아니지만, 환자의 삶의 질에는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비교적 젊은 연령대 환자에서는 수술 방법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로봇 워터젯 수술을 선택하는 환자들의 이유도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역행성 사정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그리고 수술 이후 배뇨통이나 급박뇨 같은 회복기 불편감이 비교적 적다는 점이다. 즉, 기능 보존은 더 이상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치료 전략의 일부가 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 이후 사정 기능이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두 가지 가설이 제시되어 왔다. 하나는 방광경부(bladder neck)를 보존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방광경부가 유지되면 정액의 역류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다른 하나는 정구(verumontanum) 주변 조직 보존이 핵심이라는 이론이다. 사정관이 열리는 구조적 중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명확히 정리된 결론이 오랫동안 없었다는 점이다.

조정호 골드만비뇨의학과 강남점 원장
조정호 골드만비뇨의학과 강남점 원장

하지만 필자가 여러 수술 사례를 장기간 비교 관찰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광경부가 상당 부분 절제된 경우에도 사정 기능이 유지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립선 용적이 120g에 이르는 큰 환자에서도 방광 입구부터 중간부까지 넓게 절제되었음에도 사정 기능이 유지된 사례가 있었다. 또 다른 환자에서는 방광경부 조직이 상당 부분 제거되었지만 정구 주변 조직이 보존되었고 역시 기능이 유지됐다. 이러한 사례들은 하나의 방향을 시사한다. 사정 기능 유지에 더 중요한 구조는 방광경부보다 정구 주변 조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해부학 연구에서도 유사한 관찰이 보고되고 있다. 정구 주변에는 전립선액이 배출되는 통로뿐 아니라 양측 정낭과 연결되는 사정관이 위치한다. 특히 전립선 첨부(Apex) 부위는 사정 기능과 밀접한 구조적 중심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위를 얼마나 정밀하게 보존하느냐가 수술 이후 기능 유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가능한 많은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능 보존과 증상 개선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로봇 워터젯 기반 절제술에서는 절제 범위를 정밀하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구 주변 조직을 선택적으로 보존하는 접근이 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술기 차이가 아니라 치료 철학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의 평가는 더 이상 배뇨 증상 개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술 이후 환자가 얼마나 편안하게 회복하는지 그리고 기존의 기능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이 두 가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앞으로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얼마나 많이 제거했는가보다 어디를 정확히 남겼는가로 평가되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글 : 조정호 골드만비뇨의학과 강남점 원장)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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