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일본 정부가 중고 무기를 개발도상국에 무상이나 저가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한국 방산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국 방산의 주요 수출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 군함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과 직접적인 수주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내년 정기국회에서 자위대가 사용하던 호위함과 탄약 등을 해외에 양도할 수 있도록 자위대법 개정을 추진한다.
지난 21일 비전투 목적에 한정했던 기존 규정을 폐지하고 살상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일본은 특히 자국 중고 무기에 관심을 보여온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을 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중고 무기를 개발도상국에 무상이나 저가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한국 방산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동남아 함정 시장에 공을 들여온 한국 조선업계는 일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필리핀에 호세 리잘급(2600t) 호위함을, 인도네시아에 나가파사급(1400t) 잠수함을 수출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하지만 국방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이들 국가에 일본이 퇴역 함정을 무상 수준으로 제공할 경우 한국산 신조(新造) 함정 수주가 밀려날 위험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중고 무기 지원이 당장 신규 수주를 대체하지 않더라도 동남아 국가들의 단기 전력 공백을 메우며 발주 시점을 늦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동남아와 구축한 유대 관계가 영향력 확대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한국 역시 퇴역 무기를 우방국 전력 지원이나 교육 패키지와 연계해 수출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개발도상국이 저가 장비에 집중할 경우 한국 방산의 강점인 '가성비'가 힘을 잃고 시장 선점 효과를 일본에 뺏길 수 있어서다.
다만 한국산 무기가 다수의 실전 배치 경험과 철저한 납기 준수로 압도적인 신뢰를 확보한 만큼 일본의 추격이 당장 큰 위협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능을 입증한 한국산과 달리 일본 무기는 아직 검증이 부족하다"며 "다만 일본의 기술력을 고려해 장기적인 파급 효과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