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약물과민반응으로 응급실을 찾을 만큼 위급한 상황을 겪고도, 퇴원 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알레르기 전문의를 다시 찾는 환자는 10명 중 1명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정희·정수지 교수 연구팀은 최근 3년간 응급실에 내원한 약물과민반응 의심 환자 668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을 통해 환자들이 재발 예방을 위한 후속 진료에 소홀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약물과민반응은 투여 용량과 관계없이 발생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약물과민반응은 투여 용량과 관계없이 발생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약물 복용 후 1시간 안에 나타나는 두드러기, 호흡곤란, 아나필락시스 등 '즉시형 반응'과 며칠 뒤 발생하는 발진이나 발열 등 '지연형 반응'으로 나뉜다.
이번 조사 대상자의 64%가 즉시형 반응을 보였으며, 특히 이들 중 34%는 급격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다. 아나필락시스는 60세 이상 고령층이거나 기존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률이 더 높았다.
환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원인 약물 1위는 방사선 조영제로 확인했다. 이어 소염진통제(NSAID)와 항생제가 뒤를 이었다. 방사선 조영제는 한국의 높은 검사 시행률을 반영하듯 부작용 보고 건수가 10년 사이 10배 이상 급증한 품목이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진통제와 항생제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혀 약물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응급 처치 이후의 태도다. 전체 환자 중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알레르기 외래 진료를 받은 비율은 13%인 8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외래를 방문해 피부반응검사나 약물 유발 검사 등 정밀 평가를 마친 환자들 중 59%는 원인 약물을 정확히 찾아냈다.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경우는 대개 환자가 정밀 검사를 거부하거나 진료를 중단했기 때문으로, 실제 검사를 완수했다면 발견율은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한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정희 교수(왼쪽), 정수지 교수 <사진=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정수지 교수는 “응급실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반응을 겪고도 추적 관찰을 받는 환자가 적어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며 “알레르기 전문의 진료는 재발을 막고 안전하게 약물을 사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교수는 “약물과민반응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며 “단순 증상 치료를 넘어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대체 약물을 확인하는 체계적인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어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