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광장공포증(Agoraphobia)’은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불안과 긴장을 느끼는 증상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로 처음 만들어졌다. 현대 의학에서 광장공포증은 갑작스러운 위험이나 공황 증상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기 어렵거나 탈출하기 힘든 장소나 상황에 혼자 있게 되는 것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의미한다. 이 질환을 앓는 이들은 흔히 백화점, 고속도로,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게 되며, 심한 경우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며 마치 독방에 갇힌 것 같은 삶을 살게 된다.
많은 사람이 광장공포증을 단순히 '넓은 장소'를 무서워하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이 질환의 본질은 공황 발작에 대한 두려움과 그로 인해 발생할 '창피함'에 있다. 환자들은 특정한 장소에서 공황 발작을 일으켰을 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혹은 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해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지를 과도하게 걱정한다. 따라서 광장공포증은 독립적인 질환이기보다 반복되는 공황 발작의 결과로 나타나는 2차적 후유증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임상 연구에 따르면 광장공포증 환자의 약 3/4이 공황장애를 동반하고 있다.
김헌 휴한의원 노원점 원장
광장공포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자세 불균형, 몸이 흔들리는 듯한 착각 등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넓은 광장이나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길을 운전할 때 차가 옆으로 쓰러지거나 넘어질 것 같은 공포를 호소하기도 한다. DSM-5 진단 기준에 따르면, 다음 다섯 가지 상황 중 두 가지 이상의 상황(공공운송수단 이용, 공개된 공간, 폐쇄된 장소, 줄 서기나 군중 속에 있기, 혼자 집 밖에 있기)에서 심한 공포와 불안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느낀다면 광장공포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약 5%가 경험하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약 두 배 정도 더 자주 발생한다. 원인으로는 기질적으로 소심하거나 남의 시선에 쉽게 위축되는 성향, 낮은 자기 평가,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삶의 방식 등이 꼽힌다. 특히 아동기에 부모를 상실했거나 분리 불안을 겪었던 과거력이 공공장소에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행히 광장공포증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치료 원칙은 공황장애와 유사하며, 실제 공황장애를 초기에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광장공포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된다. 노출 기법(Exposure Therapy)을 통해 두려워하는 상황에 점진적으로 직면하여 불안 반응이 치명적이지 않다는 것을 재학습하는 것도 도움된다. 또한, 환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공포 동반자'의 지지를 받으며 꾸준히 치료에 임할 때 예후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