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은 '채움'이고 탈모약은 '방어'다...심은 머리 지키기 위해서는? [유승현 원장 칼럼]

칼럼·인터뷰 > 의학칼럼

모발이식은 '채움'이고 탈모약은 '방어'다...심은 머리 지키기 위해서는? [유승현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6-11 11:09

[Hinews 하이뉴스] 모발이식을 고민하거나 이미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 중 하나는 수술 후 탈모약을 언제까지 먹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모발이식을 탈모 치료의 최종 종착지로 생각하기 때문에, 수술만 받으면 평생 먹던 약에서 드디어 해방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곤 한다.

심지어 모발이식은 영구적이라는 말을 듣고 수술 후 임의로 약을 끊었다가 몇 년 뒤 뒤늦은 후회와 함께 다시 병원을 찾는 안타까운 사례도 적지 않다. 결론부터 명확히 말하자면, 모발이식 후에도 기존에 복용하던 탈모약은 계속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유승현 다나성형외과 원장
유승현 다나성형외과 원장

이러한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모발이식의 원리를 오해하기 때문이다. 모발이식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의 건강한 모낭을 채취하여 머리가 빠진 부위에 옮겨 심는 수술이다. 이렇게 이식된 모발은 뒷머리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므로 시간이 지나도 쉽게 빠지지 않고 평생 유지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문제는 이식한 모발이 아니라, 이식 부위 주변에 원래 남아있던 기존의 모발들이다. 탈모를 유발하는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의 영향은 수술 후에도 몸속에서 계속해서 작용하기 때문에, 약을 끊으면 이식하지 않은 기존 모발들은 다시 서서히 가늘어지고 빠지기 시작한다.

만약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앞머리 라인이 풍성해졌더라도 약 복용을 중단하면 잔인한 결과가 찾아올 수 있다. 이식한 머리만 덩그러니 남아있고 그 뒷부분의 기존 머리들이 빠지면서, 마치 머리띠를 쓴 것처럼 이식 부위와 원래 머리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생기거나 정수리가 휑하게 비어버리는 기형적인 형태가 될 수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 탈모가 계속 진행되는 것을 방치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며,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차, 3차 추가 모발이식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모발이식과 탈모약은 서로 대체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완벽한 짝꿍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모발이식이 이미 지출된 머리숱을 메워주는 채움의 영역이라면, 탈모약은 앞으로 일어날 추가적인 지출을 막아주는 방어의 영역이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로 머리를 심어놓아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주변 머리가 다 빠져버린다면 수술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모발이식은 탈모 치료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관리의 시작이다.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평생 멋지게 유지하고 싶다면, 의료진의 진단 없이 약을 중단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현재 복용 중인 약에 불편함이 있거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복용량이나 약의 종류를 조절하는 현명한 방법을 찾기를 권한다.

(글 : 유승현 다나성형외과 원장)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헬스인뉴스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