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졌는데 와이파이처럼 번져 보여...백내장 수술 후 시야 선명도 좌우하는 미세한 차이 [김준헌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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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졌는데 와이파이처럼 번져 보여...백내장 수술 후 시야 선명도 좌우하는 미세한 차이 [김준헌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8-18 16:50

[Hinews 하이뉴스] 백내장 수술을 마친 환자들이 진료실을 찾아 종종 호소하는 불만이 있다. 세상이 한결 밝아지고 깨끗해지긴 했는데, 이상하게 글자나 사물 테두리가 와이파이 모양처럼 겹쳐 보이고 번져 보인다는 것이다.

혼탁했던 눈 속 수정체를 제거하고 새 렌즈를 집어넣는 수술 자체는 무리 없이 진행했음에도 왜 이런 시야의 2% 아쉬움이 남는 걸까? 안과 학계에서는 이처럼 '밝음'과 '선명함' 사이의 간극을 만드는 결정적 원인으로 ‘미교정된 각막 난시(Corneal Astigmatism)’를 지목한다.

백내장은 눈 속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노화나 외부 요인으로 하얗게 변색되는 질환이다. 백내장 초기증상 단계에서는 초점이 흐려지거나 햇빛 아래서 눈부심이 심해지고, 밤에 불빛이 수놓듯 번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파쇄해 제거한 뒤 영구적인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똑같은 렌즈로 수술받았더라도 환자마다 체감하는 시력의 '질'은 천차만별이다.

그 이유는 바로 눈 표면이 가진 '난시'에 있다. 난시는 빛이 망막의 한 점에 명확하게 모이지 못하고 두 개 이상의 초점으로 나뉘어 분산되는 굴절 이상이다. 카메라의 원근 렌즈는 바꿨지만 전면 글라스가 비뚤어져 사진이 일그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백내장을 제거해 빛 통과율을 높였더라도 각막 난시를 그대로 두면 글씨가 왜곡되거나 야간에 번짐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력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각막 난시를 함께 상쇄해 주는 치밀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김준헌 강남조은눈안과 원장
김준헌 강남조은눈안과 원장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널리 쓰이는 것이 난시 교정용 토릭(Toric) 인공수정체다. 환자의 각막 난시 도수와 축(Axis)을 정밀 반영해 특수 제작된 렌즈다.

그러나 토릭 렌즈를 눈 속에 넣는다고 해서 모든 과정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난시는 명확한 '방향성'을 지닌 광학적 구조이기 때문에, 수술 전 정밀 검사 데이터와 수술대 위에서의 렌즈 '정렬 오차'가 수술 성패를 가른다. 수술 중 토릭 렌즈의 각도가 미세하게 1도만 어긋나도 난시 교정 효과가 약 3%씩 상실될 수 있으며, 10도 이상 회전하면 교정 효과의 30% 이상이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술 전 각막 곡률 검사, 각막지형도(Topography) 분석, 안구 광학 계측기(IOL Master) 등을 활용해 환자 고유의 정확한 난시 축을 3차원으로 추출해야 한다. 또한 고도근시 환자처럼 수정체를 지지하는 조직(모양체소대)이 약해 렌즈가 수술 후 회전하거나 이탈할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수정체낭 내에 특수 지지 링(CTR, Capsular Tension Ring)을 함께 삽입해 인공수정체를 단단히 고정하는 특수 술기를 적용해야 장기적인 시력 안정성을 지킬 수 있다.

최근에는 난시 교정과 함께 노안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다초점 및 연속초점(EDOF) 토릭 인공수정체로 패러다임이 진화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기능성 렌즈일수록 각막 난시의 모양, 안구건조증 여부, 망막 상태, 그리고 환자의 주시거리 및 라이프스타일을 종합 반영해야만 빛 번짐 등 부작용 없는 고해상도 시야를 얻을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은 평생 단 한 번 눈 속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수술인 만큼, 비용보다는 정밀 검사와 수술 후 관리 체계를 갖췄는지를 기준으로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김준헌 강남조은눈안과 원장)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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