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복원수술 고려한다면...미세문합 방식과 수술 시기, 한계까지 확인해야 [정재현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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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복원수술 고려한다면...미세문합 방식과 수술 시기, 한계까지 확인해야 [정재현 원장 칼럼]

오하은 기자

기사입력 : 2026-10-30 10:00

[Hinews 하이뉴스] 가족계획을 마치고 정관수술을 받았던 남성 중에는 재혼이나 자녀 추가 계획 등으로 다시 아이를 갖기를 원해 비뇨의학과를 찾는 경우가 있다.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IVF) 같은 보조생식술을 먼저 고려하기도 하지만, 여성의 과배란 유도와 난자 채취에 따르는 신체적·경제적 부담 때문에 자연임신을 목표로 막혔던 정관을 다시 잇는 정관복원수술을 선택하는 부부도 있다. 정관의 내경이 0.5mm 안팎으로 극히 미세한 만큼 고배율 미세현미경을 활용한 정교한 미세수술이 이뤄지며, 개통률과 임신율에는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준다.

정관복원수술은 과거 영구 피임을 목적으로 절제하고 묶어두었던 정관의 단면을 다시 찾아내어 정자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개통 통로를 재건하는 수술이다. 겉보기에는 단순히 잘린 관을 이어 붙이는 과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뇨의학 영역에서 고난도로 분류되는 미세 수술에 속한다.

정관의 전체 외경은 약 2~3mm에 불과하며, 정자가 실제로 통과하는 안쪽 내강의 직경은 0.3~0.5mm 수준으로 바늘구멍보다 작다. 더구나 과거 정관수술 당시 결찰(묶음) 및 절제된 부위 주변은 반흔 조직(흉터)이 단단하게 형성되어 있고 양쪽 관의 굵기나 탄력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육안이나 단순 확대경만으로는 정밀한 문합(연결)이 어렵다. 그래서 수술 부위를 확대해 관찰할 수 있는 고배율 수술용 미세현미경을 사용한다.

정관 문합에 활용되는 방법 중 하나가 다층 미세문합술로, 정관의 안쪽 점막층과 바깥쪽 근육층·외막층을 분리하여 각각 봉합하는 정밀 기법이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느다란 미세 봉합사를 이용해 0.5mm 크기의 점막층을 연결한 뒤, 그 겉면의 근육층과 외막을 다시 봉합해 고정한다. 이러한 다층 문합은 정액이 문합 부위 틈새로 새어나오는 정자 누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자가 외부 조직으로 누출되면 국소 염증 반응과 섬유화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항정자항체가 형성되거나 연결 부위가 다시 막히는 협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봉합 방식에 따른 개통률과 임신율의 차이는 연구마다 다르고 한 층으로 변형해 봉합하는 방법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보고도 있어,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는 정관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재현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삼성본점 원장
정재현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삼성본점 원장

수술 중에는 정관의 개통 가능성을 확인하는 평가도 이뤄진다. 고환 쪽 정관 단면을 절제한 직후 흘러나오는 정관액을 채취해 수술실에서 현미경으로 확인하며, 정관액 내에 온전한 형태의 정자나 정자 머리 부분이 관찰된다면 정관-정관 문합술을 진행하는 것을 고려한다. 반면 정관수술을 받은 지 오랜 세월이 흘러 부고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부고환 세관까지 파열·폐쇄된 경우에는 맑은 물 같은 정관액만 나오거나 정자가 전혀 관찰되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부고환의 미세 세관을 찾아 정관과 직접 연결하는 정관-부고환 문합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이는 난도가 높은 술식이다.

정관복원수술의 결과는 폐쇄 기간과도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관수술 후 복원까지 걸린 기간이 짧을수록 고환의 정자 형성 기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성공률이 높은 경향이 있다. 정관수술 후 3~5년 이내에 복원수술을 받은 경우 재개통률은 90% 안팎, 자연임신율은 60~70% 안팎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수술 후 10년 이상이 지난 경우에도 개통률은 70~80% 안팎으로 보고되지만, 항정자항체 생성이나 정자 운동성 저하 등으로 자연임신율은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연구마다 대상과 기준이 달라 차이가 있고 개별 환자의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개통이 되더라도 임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재임신을 결정했다면 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술은 통상 부분마취 또는 수면마취하에 1~2시간 내외로 진행되며, 당일 퇴원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수술 후 2~3주간은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격한 운동, 음주를 피해야 하며, 문합 부위의 안정적인 유착을 위해 최소 한 달간은 성관계를 삼가야 한다. 구체적인 기간은 의료진의 안내에 따른다. 수술 후 약 1~2개월 뒤 정액 검사를 시행하여 정자의 배출 유무와 운동성, 개체 수를 확인한다.

수술 후에는 부기와 혈종, 감염, 문합 부위 재협착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정자 상태에 따라 개통이 되어도 임신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정관복원수술은 남성의 정관 상태뿐 아니라 배우자의 연령, 난소 기능, 가임력 상태를 사전에 함께 평가하는 부부 맞춤 진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관수술 후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도 개통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포기하기보다 충분한 상담을 통해 수술의 가능성과 한계, 보조생식술 같은 대안까지 함께 살펴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정재현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삼성본점 원장)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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