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기상 직후 눈을 뜨는 순간,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와 함께 이물감, 눈물 흘림, 충혈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안구건조증이 아니라 재발성 각막미란(Recurrent Corneal Erosion)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재발성 각막미란은 각막 상피가 기저막에 제대로 부착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상피층의 부착력이 저하되면 수면 중 마른 눈꺼풀과 각막이 달라붙었다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상피가 찢기듯 벗겨지며 극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통증은 일부 환자에게는 수면 자체가 두려움이 될 정도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질환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유발 요인은 외상이다. 손톱, 종이, 나뭇가지 등에 의한 경미한 각막 손상 이후 상피가 정상적으로 재생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 외에도 라섹과 같은 각막 수술 후, 당뇨병 등 전신질환, 만성 안구건조증, 눈을 비비는 습관 등이 발병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외상 후 수년이 지나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어 환자 스스로 원인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윤삼영 첫눈애안과 원장
윤삼영 첫눈애안과 원장
임상에서는 환자 대부분이 아침 시간대에 증상이 심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잠자는 동안 눈꺼풀과 각막 사이가 건조해지면서 약해진 상피가 눈을 뜨는 순간 찢기듯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물감, 눈부심, 눈물 흘림, 충혈,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낮에는 증상이 비교적 호전되기 때문에 진료 시점에는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증이 반복되면 수면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유발하고 결국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의 빈도와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경증의 경우에는 인공눈물과 윤활 연고를 사용한 보존 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특히 수면 전 점안 치료가 중요하다. 필요시 각막 상피의 안정적인 재생을 돕기 위해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도 한다.

반복적으로 재발하거나 병변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광치료각막절제술(PTK)이나 기저막 강화술과 같은 수술적 접근이 필요하다.

PTK는 각막 상피와 기저막을 제거한 뒤 새로운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상피 부착을 안정화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시술 이후에도 약 30%는 재발이 보고되고 있어 사후 관리와 생활 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아침마다 반복되는 안구 통증을 단순한 피로 혹은 건조증으로 여기지 말고, 반드시 안과에서 정밀 검진을 받아보길 바란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만이 이 고통스러운 질환의 재발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재발성 각막미란은 예후가 비교적 좋은 질환이지만 진단 지연과 치료 소홀로 인해 만성화될 수 있는 만큼 반복적인 아침 통증이 있다면 조기에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윤삼영 첫눈애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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