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소아 발작, 뇌전증 이렇게 대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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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소아 발작, 뇌전증 이렇게 대응하세요"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12 09:00

[Hinews 하이뉴스] 아이에게 갑작스럽게 몸이 떨리고, 의식이 잠시 사라지는 발작이 나타나면 부모는 크게 당황하기 쉽다. 이런 증상은 뇌전증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발작이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로 인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신경계 질환으로, 뇌손상이나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이뿐 아니라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는 아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영아기에는 팔과 다리를 반복적으로 굽히고 펴는 ‘연축 발작’이 나타나며, 학령기 아이들은 의식을 잃거나 멍해지는 소발작, 전신이 떨리는 대발작을 경험할 수 있다. 발작 양상은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처음 발작을 목격한 부모는 증상을 정확히 기록하고 의료진에게 상세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최선아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발작이 나타나면 우선 원인을 파악하고 반복 발생을 방지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아이의 생활 패턴과 건강 상태에 맞는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아 뇌전증은 약물과 안전 관리로 충분히 조절 가능하며, 일상생활 제한은 필요 없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소아 뇌전증은 약물과 안전 관리로 충분히 조절 가능하며, 일상생활 제한은 필요 없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약물 치료와 관리가 발작 조절의 열쇠


소아 뇌전증 환자의 약 70%는 항경련제 약물로 발작을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항경련제는 발작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복용 중 어지럼증, 졸림, 두통, 무기력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의사와 상의해 약제 변경이나 용량 조절을 고려해야 한다.

최 교수는 “약을 하루라도 빠뜨리면 발작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최근에는 다양한 기전의 항경련제가 개발돼, 발작 조절 효과는 높이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한 약물 처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작이 잦은 아이는 주기적인 뇌파 검사, 혈액검사 등 추적 관찰을 통해 약물 효과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증상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발작 발생 시간·형태·지속 시간 등을 메모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면 치료 계획 수립에 큰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과 단체 생활에서 안전 관리

뇌전증이 있다고 해서 아이의 운동이나 단체생활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정상적인 생활과 사회적 활동 참여가 발달에 도움이 된다. 단, 발작 시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아이의 상태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선생님, 친구 부모, 학원 관계자 등에게 아이의 질환과 발작 시 행동 지침을 공유하고, 발작 발생 시 아이를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필요한 경우 구급차를 부르는 방법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 스스로도 발작을 이해하고,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나이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몸이 떨리거나 의식을 잃는 발작이 올 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위험한 장소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최선아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선아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발작 관리와 가족의 역할


발작 관리에는 가족의 세심한 관찰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발작이 시작되면 아이를 부드럽게 눕히고, 목이나 몸을 보호하며 주변 위험물을 치워 안전을 확보한다. 입에 손가락이나 물건을 넣어선 안 되며, 발작이 끝난 후 아이가 혼란스러워하거나 졸릴 수 있으므로 충분한 안정 시간을 준다.

부모는 약물 복용 관리, 발작 기록, 생활 환경 점검 외에도 정서적 지원을 통해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의료진과 정기 상담을 통해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체크하고, 필요 시 약물 조정을 진행하는 것이 발작 예방과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최 교수는 “뇌전증 치료는 약물과 주변의 협력이 함께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며 “아이의 발작 증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치료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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