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뷰티 챙기면서 한국인처럼 쇼핑...외국인 여행객 소비 패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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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뷰티 챙기면서 한국인처럼 쇼핑...외국인 여행객 소비 패턴 변했다

오렌지스퀘어, ‘2025 WOWPASS 외국인 관광 소비 트렌드’ 분석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02-12 16:59

한복을 입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한옥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AI를 이용해 제작]
한복을 입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한옥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AI를 이용해 제작]
[Hinews 하이뉴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동선이 '단기 관광'에서 '생활 소비'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특정 랜드마크를 방문해 고액의 쇼핑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직접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해 보는 여행객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오렌지스퀘어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와우패스(WOWPASS) 외국인 관광 소비 트렌드 분석'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와우패스는 오렌지스퀘어가 운영하는 방한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으로, 환전·결제·교통카드·모바일지갑 기능을 혁신적으로 통합한 외국인 관광객 1위 결제 수단이다.

이번 데이터 분석은 실제 발생한 결제 데이터를 근거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동선을 재구성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방문객 증가율 2배 훌쩍…‘결제의 대중화’ 증명

오렌지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2025년 외국인 관광객 소비 시장은 단순한 회복을 넘어 전방위적인 확대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와우패스 이용객 수는 197만명으로 전년(148만명) 대비 33% 증가하며, 같은 기간 방한 외국인 입국자의 증가율(15.7%)을 두 배 이상 크게 앞질렀다. 이는 와우패스가 방한 외국인의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체 결제액과 결제건수 역시 각각 29%, 26% 늘었다. 반면 1인 소비액은 상승폭이 나타나지 않아, ‘소수의 고액 지출’보다 ‘다수의 소액 다빈도 지출’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는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의 고액 일회성 지출에서 벗어나, 편의점과 커피 전문점 등 소액 다빈도의 생활 밀착형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 서울 중심에서 ‘로컬 분산’으로…재방문객이 넓힌 소비 영토

서울에만 고여 있던 소비의 물줄기가 점진적으로 지방을 향해 흐르기 시작했다. 지난 2023년 89%에 달했던 서울 결제 비중은 매년 하락해 2025년 83%까지 낮아졌다. 반면 지방 결제 비중은 11%에서 17%로 상승하며 질적 성장을 입증했다.

이는 ‘재방문 경험’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주로 명동과 홍대 등 대표 관광지에 머문다. 그러나 2회차 이상의 재방문객은 성수동(성동구)과 같은 로컬 핫플레이스나 관광객이 없는 실제 한국인의 골목 상권 등까지 소비 반경을 확장하고 있다. 로컬 탐색 패턴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재방문 외국인의 확고한 소비 습관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의료·미용 챙기면서 진짜 한국인처럼 놀아

소비 업종의 구성은 정교해졌다. 식당, 화장품, 의류 등 생활 밀착형 업종이 전체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의료·미용·액세서리 등 이른바 ‘목적형 소비’가 성장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에 머물면서 평소 선망하던 뷰티나 의료 서비스를 필수적인 일정으로 소화하고, 남은 시간에 한국인처럼 카페나 골목 식당을 찾아가는 소비 패턴이다.

소수의 대형 브랜드 매장에서 수천 개의 소상공인 사업장으로 흩어지는 ‘롱테일(Long-tail)’ 구조로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외국인 관광객이 브랜드의 이름값보다 자신의 취향 또는 SNS 기반의 발견에 따라 여행 동선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식당(22%)과 커피 전문점(15%)이 외국인 관광객의 택시 하차 후 첫 소비 업종 1, 2위를 기록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의 소비가 랜드마크 관광 코스가 아닌 실제 한국인의 일상 생활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유명 랜드마크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호텔 인근의 평범한 백반집이나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는 주택가 커피 전문점에서 발생하는 결제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 반복 방문으로 단골 된 외국인

방문 횟수가 늘어날수록 외국인의 소비 성향은 탐색형에서 루틴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회 이상 한국을 찾은 이들은 관광지 입장료 결제 비중을 줄였다. 그러나 편의점 간식이나 동네 식당 등 ‘일상적 경험’을 반복하기 위한 소비를 위해선 지갑을 열었다.

이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관광객으로서 새로운 것을 구경하러 오는 곳’이 아닌 ‘이웃처럼 좋았던 장소에서의 생활을 잠깐 다시 살아보려고 오는 곳’인 것이다. 이는 인바운드 시장이 단발성 관광객 유치에 만족하지 않고, 외국에서 방문하는 단골 고객 형성에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오렌지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와우패스 데이터 분석 자료는 특정 지점에 머무는 분석을 넘어 실제 결제 간의 흐름을 연결한, 그 동안 살펴볼 수 없었던 독보적인 여행 소비 동선 데이터”라며 “이러한 확정적 동선 데이터는 개별 사업장의 입지 전략이나 지자체의 관광 정책 수립은 물론 다양한 산업군과의 결합 등에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향후 인바운드 소비 시장의 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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