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국내 당뇨병 실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혈당이 정상보다 높지만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은 전단계 당뇨 인구가 약 1400만 명에 달한다. 성인 30세 이상 10명 중 4명이 포함될 정도로 흔하지만, 대부분 본인이 전단계 상태임을 알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김유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당뇨병 전단계는 혈당이 정상 범위보다 높지만 아직 당뇨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즉,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주기적인 혈당 검사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단계 당뇨 중 3~5년 안에 약 25%가 실제 당뇨병으로 진행한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혈당 패턴을 이해하고 생활 습관을 조절하면 당뇨병 전단계에서 당뇨병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연속혈당측정기로 나만의 혈당 지도 만들기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가 전단계 당뇨 관리에 주목받고 있다. 팔에 센서를 부착하면 혈당이 일정 간격으로 자동 측정되고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된다. 식사, 운동, 수면 등 생활 요인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다.
김유미 과장은 “같은 음식을 먹어도 개인의 인슐린 분비 능력, 저항성, 음식 분해 속도에 따라 혈당 반응은 모두 다르다”며 “연속혈당측정을 통해 어떤 음식이 나에게 위험한지, 어떤 운동이 혈당을 안정시키는지 확인하고 생활 속 대응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 습관 관리, 혈당 안정의 핵심
전단계 당뇨 관리의 중심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과체중이라면 체중의 5~7% 감량만으로도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된다.
식사는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소와 단백질이 먼저 소화되면 탄수화물 흡수가 늦어져 혈당 스파이크를 줄일 수 있다. 흰쌀밥, 빵, 떡 등 정제 탄수화물은 통곡물이나 잡곡밥, 해조류 등 식이섬유 풍부한 식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속혈당측정기 그래프 (사진 제공=힘찬병원)
운동은 주 3회 이상, 30분 이상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식사 후 10~15분 가볍게 걷는 습관만으로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므로 충분한 수면 확보가 필요하며,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한다.
김유미 과장은 “혈당이 급격히 오르거나 극심한 갈증, 소변량 증가,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면 이미 당뇨병으로 진행된 신호일 수 있으므로, 조기에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