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면역항암 반응 예측... EGFR 폐암 치료 새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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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면역항암 반응 예측... EGFR 폐암 치료 새 단서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23 09:54

[Hinews 하이뉴스] 표적치료제 내성으로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EGFR 변이 폐암 환자 가운데,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면역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를 미리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85%를 차지하며, 이 중 다수는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다. EGFR 변이는 특히 아시아 환자에서 흔하다. EGFR 표적치료제 도입 이후 생존율은 개선됐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시간이 지나며 내성을 겪는 한계가 있었다.

EGFR 변이 폐암은 종양 주변 환경이 면역 반응에 불리한 구조를 띠는 경우가 많아, 표적치료제 내성 이후 면역항암제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럼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에 뚜렷한 반응이 관찰되면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삼성서울병원과 루닛 공동 연구팀은 표적치료제 내성 이후 면역항암 치료를 받은 폐암 환자 143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반 병리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종양 조직을 암세포 영역과 기질 영역으로 나누고, 각 영역에서 종양침윤림프구와 혈관내피세포 밀도를 정밀 분석했다.

표적치료제 내성 EGFR 변이 폐암 환자에서 인공지능 분석으로 면역항암제 반응 가능 환자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표적치료제 내성 EGFR 변이 폐암 환자에서 인공지능 분석으로 면역항암제 반응 가능 환자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분석 결과, 암세포 영역 내 종양침윤림프구 밀도가 높은 환자는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4배 이상 높았고, 암 진행 없이 지낸 기간도 더 길었다. 이러한 경향은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합한 치료군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혈관내피세포 밀도가 높은 환자 역시 면역항암제 반응률과 치료 유지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연구팀은 표적치료제 내성 이후 일반적으로 면역세포는 줄고 혈관내피세포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들 지표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된 환자는 면역항암 치료에 더 잘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암세포 영역 내 종양침윤림프구와 혈관내피세포 밀도가 표적치료제 내성 EGFR 변이 폐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박근호 삼성융합의과학원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왼쪽부터)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박근호 삼성융합의과학원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표적치료제 내성이라는 치료 한계 속에서도 면역항암제 반응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근거를 확인했다”며 “환자 특성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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