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혈관을 침범한 진행성 간암이라도 환자의 위험도를 정밀하게 나눠 치료 전략을 달리하면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관 침범 간암은 암이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높고 간 기능 저하도 동반되기 쉬워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박희철·유정일·김나리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혈관 침범이 확인된 간암 환자 526명을 대상으로 치료 방법과 예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Radiotherapy and Oncology 최근호에 실렸다.
혈관 침범 진행성 간암도 환자 위험도를 세분화해 맞춤 치료를 적용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새 위험도 모델, 예측 정확도 높여
연구팀은 간 기능 상태, 종양 크기와 침범 양상, 간 외 전이 여부 등을 종합해 새로운 위험도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를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눠 치료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새 모델은 기존 예측 모델보다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을 더 정확히 구분해냈다. 초저위험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47.3개월이었지만, 고위험군은 6.6개월에 그쳤다. 위험도에 따라 예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위험도별 치료 전략 달라져
치료 효과 역시 위험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위험도가 낮은 환자군에서는 간동맥화학색전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 기존 치료가 비교적 좋은 성과를 보였다. 반면 중등도 이상 위험군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가 더 효과적인 선택지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박희철·유정일·김나리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특히 면역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함께 적용했을 때 질병 진행과 사망 위험이 기존 치료보다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가 면역 반응을 자극해 면역항암제 효과를 높인 결과로 해석했다.
유정일 교수는 “혈관 침범 간암은 환자마다 임상 양상이 크게 다르다”며 “병기만으로 치료를 결정하기보다 위험도를 세분화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