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당뇨 환자의 낫지 않는 상처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이 나왔다. 상처에 뿌리면 수분과 반응해 즉시 젤로 변하는 분말형 재생 소재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우영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황장선 연구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류진 박사 공동연구팀은 당뇨병성 상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분말형 재생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실렸다.
(왼쪽부터) 장우영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황장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연구교수, 류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사진=고려대학교병원 제공>
◇ 분말이 상처에서 바로 젤로
당뇨 환자의 상처는 혈액순환 장애와 만성 염증으로 회복이 더디고 감염 위험이 높다. 당뇨발처럼 상처 표면이 고르지 않거나 깊이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 기존 거즈나 드레싱을 빈틈없이 붙이기 어렵고, 틈이 생기면 세균이 번식하거나 습윤 환경 유지도 어렵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분말형' 제형이다. 개발된 소재는 평소에는 분말 상태지만 상처 부위의 삼출액이나 수분을 만나면 즉시 젤로 변한다. 젤이 형성된 뒤에는 상처 표면에 밀착해 보호막을 만들고, 굴곡지거나 깊이가 다른 상처도 고르게 덮는다. 스프레이 방식으로 막힘 없이 분사됐고, 젤로 변한 뒤에도 움직임이 있는 환경에서 접착력을 유지했다. 필요할 때 비교적 깨끗하게 제거되는 특성도 확인됐다.
◇ 태반 유래 성분으로 조직 재생 유도
소재는 키토산과 폴리아크릴산을 기반으로 하며, 사람 태반 유래 탈세포 세포외기질을 결합했다. 키토산은 항균·지혈 특성을, 폴리아크릴산은 수분 흡수와 조직 표면 상호작용 기능을 담당한다. 태반 유래 탈세포 세포외기질은 출산 후 대부분 폐기되는 태반 조직에서 세포 성분을 제거하고 조직 재생에 필요한 단백질과 구조 성분만 남긴 생체소재다. 세포가 붙고 자라도록 돕는 지지대 역할을 하며 혈관 형성과 조직 회복에 관여하는 성분을 포함해 재생의학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 항균·지혈·염증 조절 동시 확인
연구팀은 단계적 검증을 통해 소재의 복합적 기능을 확인했다.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을 이용한 실험에서 대장균 생존율은 1% 미만, 황색포도상구균 생존율은 10% 미만으로 낮아졌다. 사람 피부 섬유아세포와 혈액 실험에서는 세포 생존율과 혈액 적합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지혈 효과도 뚜렷했다. 혈액 응고 실험에서 하이드로겔 적용 시 약 2분 만에 응고가 관찰됐다. 아무 처치 없는 경우 약 7분이 걸린 것과 비교된다. 출혈 모델에서 출혈량도 약 79% 줄었다. 면역세포 실험에서는 염증 유발 반응이 줄고 조직 회복을 돕는 M2 대식세포 반응이 늘었다. 당뇨병성 상처처럼 염증이 오래 지속되는 환경에서 회복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 당뇨 상처 모델서 빠른 회복 확인
정상 모델과 당뇨병성 상처 모델 모두에서 하이드로겔 적용군이 자연치유군보다 상처 면적이 더 빠르게 줄었다. 조직검사에서도 표피 재생과 콜라겐 형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전임상 단계 결과로,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기존 치료법과의 비교 연구, 소재 안정성, 사용 편의성, 치료 효과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장우영 교수는 "상처를 안정적으로 보호하면서 항균·지혈·염증 조절·조직 재생 기능을 함께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소재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태반 유래 탈세포 세포외기질의 생체 기능을 분말형 플랫폼에 결합해 복잡한 상처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재생 소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