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허리가 아프고 다리까지 저리기 시작하면 환자들은 어느 진료과를 찾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뿐 아니라 통증의학과에서도 허리디스크와 이상근증후군, 척추관협착증 등을 진료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각 진료과의 차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허리 통증과 허리디스크는 세 진료과 모두에서 진료받을 수 있다. 다만 외상 여부와 통증의 양상, 근력 저하 유무, 환자가 원하는 치료 방향에 따라 먼저 방문할 진료과가 달라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명칭은 요추 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이 밀려 나오면서 주변 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해 통증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또는 발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다. 다리가 찌릿하거나 당기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 발목이나 발가락의 힘이 떨어지기도 한다.
강진구 천안바른마취통증의학과 대표원장
그러나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허리디스크인 것은 아니다.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 이상근증후군, 척추관절의 염증, 척추관협착증, 천장관절의 문제 등도 허리와 엉덩이, 다리로 이어지는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영상검사에서 디스크가 발견됐더라도 실제 통증의 원인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MRI나 CT 결과만으로 질환을 판단하기보다 통증이 나타나는 위치와 자세, 감각 변화, 근력 상태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통증의학과는 허리와 목, 어깨, 무릎 등에서 발생하는 통증의 원인을 평가하고 이를 완화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단순히 진통제를 처방하는 곳이 아니라 신경, 근육, 인대, 관절 가운데 어느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하는지를 구분하는 데 초점을 둔다.
큰 외상 없이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거나,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지만 뚜렷한 마비 증상은 없다면 통증의학과에서 먼저 진료를 받아볼 수 있다.
진료 결과에 따라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신경차단술 등 다양한 비수술 치료를 적용한다. 특히 신경 주변의 염증과 자극으로 방사통이 발생한 경우에는 증상과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경차단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주사치료가 모든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환자의 증상과 신체검사 결과, 기존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통증의학과에서는 수술이 당장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 단계적인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신경 기능이 떨어진다면 다른 진료과와의 협진이나 상급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정형외과는 뼈와 관절, 인대, 힘줄, 근육을 포함한 근골격계 전반을 진료한다. 척추 역시 정형외과의 주요 진료 영역이기 때문에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도 진료받을 수 있다.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면 정형외과 진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교통사고나 낙상 이후 통증이 심해졌거나 골절 가능성이 있는 경우, 관절이 붓거나 변형된 경우도 정형외과 진료가 적합하다.
정형외과를 방문한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재활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충분한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구조적인 손상이 심한 경우 수술을 검토한다.
어깨와 무릎, 고관절 등 다른 관절의 통증이 허리 통증과 함께 나타나거나, 뼈와 인대의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정형외과에서 종합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신경외과는 뇌와 척수, 척추신경, 말초신경처럼 신경계의 구조적인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척추 내부에는 척수와 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도 주요 진료 분야다.
단순히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가 저린 정도라면 통증의학과와 정형외과, 신경외과 중 어느 곳에서도 첫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팔이나 다리에 실제로 힘이 빠진다면 신경 기능의 저하 여부를 빠르게 확인해야 한다.
걷다가 발을 끌거나 발목을 위로 들기 어려운 경우, 계단을 오르기 힘들어진 경우, 손의 힘이 떨어져 물건을 자주 놓치는 경우에는 신경외과 또는 척추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엉덩이 안쪽이나 회음부의 감각이 둔해지고 소변이나 대변을 조절하기 어려워진다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척추 신경다발이 심하게 압박될 때 나타날 수 있어 빠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외과를 방문한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통증과 감각 이상, 근력 변화, 보행 상태와 영상검사 결과를 종합해 비수술 치료를 시행할지 수술이 필요한지를 판단한다.
허리 통증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진료과를 먼저 방문했는가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특별한 외상이 없고 통증과 다리 저림에 대해 비수술 치료부터 시작하고 싶다면 통증의학과를 고려할 수 있다. 사고나 낙상 이후 통증이 생겼거나 골절과 관절 손상이 의심된다면 정형외과, 근력 저하나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면 신경외과 진료를 우선해야 한다.
고열을 동반한 허리 통증,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악화되는 통증, 암 치료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새롭게 나타난 척추 통증도 검사가 필요한 증상이다.
통증이 매우 심하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진행된다면 신경 손상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영상검사에서 발견된 병변만을 치료하기보다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통증의 위치와 신경학적 증상, 생활 습관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진행성 마비나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라면 환자의 상태에 맞는 비수술 치료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 저림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어느 진료과가 맞는지 지나치게 고민하며 치료를 미루기보다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현재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