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위암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막으로 전이된 위암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복강 내 고용량 파클리탁셀 병용 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는 유럽 외과종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연구진은 복강 내에 고용량 항암제(파클리탁셀)와 전신 SOX 화학요법(S-1+옥살리플라틴)을 병행해 사용한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6개월 무진행 생존율은 82.6%로, 이는 기존의 전신 항암화학요법 대비 약 2.7배 더 높은 효능을 보였다.
복막 전이는 위암 4기 환자의 약 40%에서 발생하며, 중앙 생존기간이 불과 11개월에 그친다. 이번 연구는 이런 치명적 예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좌측부터) 서원준, 김종한 고대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고대구로병원 제공)
김종한 고대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와 서원준 교수를 포함한 연구팀은 복강 내 직접 항암제 투여의 효과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복막 병변에 고농도 약물을 전달하면서도 림프계 전이에도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세웠다.
이번 연구는 다기관으로 진행된 2상 시험이며, 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진은 복강 내 항암제(IP 파클리탁셀)와 전신 항암제를 병합해 종양 반응을 평가했다. 주요 부작용으로 혈액독성(호중구감소증, 백혈구감소증)이 보고됐으나 대부분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연구책임자인 김종한 교수는 "이번 결과가 위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제 공동연구 확대와 신약 허가 추진 계획을 밝혔다. 또한 서원준 교수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파클리탁셀 용량을 적용해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하며 장기적 효과를 분석하는 후속 임상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