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며 본격적인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기온 변화가 큰 이 시기, 우리 몸의 혈관은 급격히 수축하며 심장에 큰 부담을 준다. 특히 심장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증’은 환절기에 급증해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심근경색증 환자는 2020년 12만2000여 명에서 2024년 14만3000여 명으로 4년 새 약 17% 증가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 근육 일부가 괴사하는 응급질환이다. 협심증처럼 서서히 혈관이 좁아지는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혈류가 끊기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환절기에는 심근경색 위험이 급증하므로 초기 증상에 빠르게 대응하고, 생활 습관 개선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환절기에는 심근경색 위험이 급증하므로 초기 증상에 빠르게 대응하고, 생활 습관 개선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환절기, 심장에 가장 위험한 계절

변재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국내 사망 원인 2위, 세계적으로는 1위로 알려져 있다”며 “겉으로 아무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급성 심장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10분 이상 지속되는 극심한 가슴 통증이다. 가슴이 짓눌리거나 조여오는 느낌과 함께 숨이 차고, 소화불량이나 명치 통증, 목이 졸리는 듯한 불쾌감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발생했을 때 발병 후 2시간 이내 치료받는 것이 생존율을 크게 높인다. 이른바 ‘골든타임’ 안에 치료해야 심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골든타임 2시간... 망설이면 생명 위협

심근경색증 치료의 핵심은 막힌 혈관을 최대한 빨리 뚫는 것이다. 가장 많이 시행되는 치료는 ‘관상동맥 중재시술(PCI)’이다. 대퇴동맥이나 손목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심장까지 넣고,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혈관을 확장한 뒤 스텐트(금속 그물망)를 삽입해 혈관이 다시 막히는 걸 방지한다.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도 빠르다.

하지만 혈관이 여러 곳 막혔거나 시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관상동맥우회술(CABG)’이 필요하다. 환자 본인의 정맥이나 동맥을 이용해 혈류가 우회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로, 중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응급 상황에선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정맥으로 투여하는 치료도 이뤄지지만, 이는 시술이 불가능할 때 한정적으로 사용된다.

변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치료 시점이 예후를 좌우한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절대 참지 말고 곧바로 119를 호출해 심장 전문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재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변재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예방은 생활 속에서 시작된다

심근경색증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생활 습관 관리로 위험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기름지고 짠 음식보다는 채소, 과일, 생선, 콩류 위주의 식단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심장에 부담을 덜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중년 이후라면, 정기적인 심장검진을 통해 혈관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변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예측이 어려운 병이지만, 위험을 낮추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며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작은 변화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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