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이상 없어도 타는 듯한 등열감...배열증 의심 [권고은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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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이상 없어도 타는 듯한 등열감...배열증 의심 [권고은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05 10:19

[Hinews 하이뉴스] 최근 들어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원인 모를 만성적인 등열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고 뚜렷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 증상은 한의학적으로 배열증으로 진단된다. 이는 단순 통증이 아닌 인체의 에너지 대사와 신경계의 부조화 문제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한의학에서, 배열증을 주로 상열하한(上熱下寒) 등 순환의 문제로 봐왔다. 다만, 최근에는 이와 함께 에너지 고갈로 인한 자율신경의 과부하 측면에서도 보고 있다.

장기간의 과로와 스트레스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수분 및 영양 물질을 소모시키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신체에는 허열(虛熱)이 발생하기 쉽다. 이 허열이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등 부위의 감각 신경을 비정상적으로 항진시키는 것이다. 즉, 실제로 염증이나 구조적인 손상이 없더라도 신경계가 과민하게 반응해 마치 등이 뜨거운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등열감 배열증 환자들은 열감과 함께 눈의 건조함이나 입 마름, 불면증 같은 증상을 흔히 동반한다.

권고은 본향한의원 원장
권고은 본향한의원 원장
배열증 진단에 있어 한의학은 등열감의 성격을 구별하는 데 집중한다. 환자가 느끼는 뜨거움이 과도한 대사 작용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에너지가 고갈돼 나타나는 것인지를 진단을 통해 정밀하게 확인한다. 이는 혈액 순환과 열의 순환상태를 체크하는 체열분석 검사, 심박 체크를 활용해 자율신경계의 균형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자율신경균형 검사, 신체 불균형이 만드는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체형분석 검사 등을 활용해 감별한다.

치료는 크게 한약 처방과 침 치료 및 추나 요법으로 이뤄진다. 먼저, 침 치료는 신경계의 과민성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한약은 허열을 꺼주는 약재를 중심으로 환자 개개인의 체질에 맞게 처방한다. 이는 신경계의 과민성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키고, 인체가 스스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근육 긴장이 신경계를 압박하는 경우, 추나 요법을 통해 척추와 근육의 긴장을 해소하고 순환 경로를 확보해 등열감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다.

등열감과 배열증을 겪는 환자라면 일상생활에서 개선을 위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우선, 커피나 탄산음료 대신 미지근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신체의 영양과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특히 숙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보충제이므로, 수면의 질을 최우선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격렬한 운동보다는 요가, 명상, 스트레칭 등 이완을 목표로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등과 흉곽 주변 근육의 긴장을 해소해 열감이 발생하는 빈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글 : 권고은 본향한의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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