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발가락에 수포가 생긴다면? 한포진 의심해봐야 [손인미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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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발가락에 수포가 생긴다면? 한포진 의심해봐야 [손인미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18 17:00

[Hinews 하이뉴스] 춥고 건조한 겨울이 다가올 때면 손이나 발에 작은 투명 물집이 생기고, 물집이 터지면서 피부가 벗겨져 의료기관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다. 특히 계절이 바뀌면 손과 발이 간지럽고 수포가 자주 올라온다면 한포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한포진은 손과 발 피부 아래에 잦은 수포가 생기는 만성 습진성 질환으로, 주로 손가락이나 발가락 옆쪽에 잘 생긴다. 때로는 작은 수포가 모여 큰 물집을 이루기도 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나 피로, 반복적인 자극, 면역력 저하 등이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피부 세포 사이 결합이 약해져 체액이 새어나오고, 이로 인해 수포가 생긴다. 물집이 터지면 2차 감염이나 염증이 생기기 쉬운데, 심한 경우엔 가려움과 진물까지 나타난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피부가 갈라지거나 각질이 생겨 회복이 더 늦어진다.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대부분 연고만 바르면 증상 완화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손은 자주 사용하는 만큼 외부와 자꾸 닿아 상처가 잘 아물지 않으며, 발은 심장과 먼 탓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치유가 늦다. 게다가 한포진을 앓는 사람 중에는 아토피 피부염, 화폐상 습진, 알레르기 비염 같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재발 위험이 높다.

한포진 치료는 증상 정도와 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효과가 있다. 급성기에 염증이 심하면 침이나 약침, 한약재를 활용한 팩이나 로션으로 환부를 진정시키고 가려움을 줄여줄 수 있다. 한약 복용을 통해 내부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면역 기능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진물이 많거나 2차 감염이 우려된다면 한방 소염 약침과 연고를 함께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성기로 진행돼 피부가 건조하거나 갈라졌을 때는 침치료, 약침, 광선치료 등으로 혈류를 개선하고,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한약 치료는 몸의 순환과 면역력을 높여 재발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한방 보습제나 허브 추출물 로션까지 활용하면 피부 수분을 지키고 각질이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생활 습관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손을 많이 쓰거나 화학물질에 자주 닿는 일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오래 걸어야 하거나 작업화를 신는다면, 통풍이 잘 되고 편한 신발을 골라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손발을 자주 씻은 뒤엔 자극 없는 보습제를 꼼꼼히 발라 피부를 보호해주고, 스트레스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충분히 쉬고, 가벼운 운동도 함께 해주면 한포진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한방 좌욕이나 족욕을 꾸준히 하면 국소적으로 혈류가 좋아져 염증이 누그러질 수 있다. 만약 특정 음식이나 습관이 증상을 반복적으로 악화시킨다면 이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한포진은 손발에 생기는 단순 피부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몸 안팎의 균형을 찾고, 피부 장벽을 튼튼히 하며, 생활 습관까지 함께 관리할 때 비로소 증상이 나아진다. 여러 치료법과 생활습관 개선을 함께 실천하면 오랫동안 반복되던 한포진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글 :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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