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국내 연구진이 약물 투여 없이 초음파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을 분해하고 제거하는 기술을 입증했다. 기존 항체 치료제의 부작용 우려를 줄인 비침습적 치료 전략이 제시되면서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김재호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연세대학교 약학과 연구팀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초음파를 이용해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독성 올리고머를 각각 최대 62%, 65%까지 분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초음파만으로 알츠하이머 원인 단백질을 분해해 약물 없는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이 뇌에 쌓이며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기존 항체 치료제는 효과가 입증됐지만 뇌부종, 뇌출혈 등의 부작용과 높은 비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약물 없이 저강도 집속 초음파(Low Intensity Focused Ultrasound)를 특정 뇌 부위에 집중 조사해 단백질 결합을 물리적으로 깨뜨리는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시험관 실험에서는 응집시킨 아밀로이드 베타 섬유 구조가 최대 62% 감소했고, 신경 독성이 강한 올리고머 역시 65%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 쥐 실험에서도 뇌 속 플라크 수와 크기가 현저히 줄었으며, 분해된 아밀로이드가 혈류로 배출되는 현상도 관찰됐다. 나아가 인간 유래 신경모세포(SH-SY5Y) 실험에서는 세포 생존율이 82%에서 90%로 향상되며 독성 완화 효과도 확인됐다.
(왼쪽부터) 김재호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김형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사, 김영수 연세대학교 약학과 교수 (사진 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물이나 수술 없이 초음파 기계적 에너지만으로 병리적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파킨슨병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맞춤형 초음파 치료 프로토콜 개발을 통해 난치성 뇌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 희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Theranostics’ 2026년 1월호에 게재 예정이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BRIC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도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