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눈이나 다리가 자주 붓고 소변 색이나 거품이 달라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변화로 넘겨서는 안 된다. 신장에서 혈액을 걸러내는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서다.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해 발견이 늦어지기 쉽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혈액 여과 기능 망가지는 사구체신염
사구체는 신장에서 혈액을 여과하는 핵심 구조로, 모세혈관이 뭉쳐 있는 형태다. 한쪽 신장에 약 100만 개, 양쪽을 합치면 약 200만 개가 존재하며 체내 노폐물과 수분을 걸러 소변을 만든다. 사구체신염은 면역 반응 이상 등으로 이 구조에 염증이 생겨 정상적인 여과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군을 말한다.
음상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사구체신염은 하나의 병명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과 형태를 포함한 질환군”이라며 “같은 진단명이라도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과 경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다리 부종과 소변 이상은 사구체신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신기능을 좌우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혈뇨·단백뇨부터 전신 부종까지 증상 다양
사구체신염의 증상은 형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유형인 ‘IgA 신증’은 감기나 상기도 감염 이후 혈뇨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루 3g 이상의 심한 단백뇨와 함께 얼굴이나 다리 전반에 부종이 나타나면 ‘신증후군’으로 분류되며, 미세변화 사구체병증이나 막성 사구체병증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소아나 젊은 성인에게서는 연쇄상구균 감염 이후 급성으로 발생하는 사구체신염도 적지 않다. 이 경우 혈뇨와 부종, 고혈압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는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 신기능이 빠르게 악화되는 급속 진행형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 소변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있다.
◇조직 검사로 원인 밝혀 치료 방향 결정
진단은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로 시작한다. 단백뇨나 혈뇨가 지속되거나, 원인 없이 신기능이 빠르게 떨어지는 경우에는 신장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조직 검사는 사구체신염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 교수는 “성인 사구체신염 환자에게서 조직 검사는 예후를 판단하는 핵심 과정”이라며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신기능 보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음상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치료 목표는 신기능 보호, 방치하면 투석까지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지며, 기본적으로 단백뇨를 줄이고 신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초점을 둔다.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고, 고혈압이 동반된 경우 혈압 조절이 필수적이다.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단백뇨 감소와 신기능 보호에 도움이 되는 약물로 활용된다. 부종이 심하면 저염식과 이뇨제를 병행하며, 식이 조절도 치료의 중요한 부분이다.
사구체신염을 방치하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돼 신기능 회복이 어려워진다. 더 악화되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등 신대체요법이 필요해질 수 있다.
음상훈 교수는 “진통제나 민간요법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신장 기능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소변 이상이나 부종이 계속된다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