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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상승, 자영업자 대출 부담 커진다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7-13 09:25

[Hinews 하이뉴스] 서울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모(48) 씨는 최근 은행에서 대출 연장을 상담받다 예상보다 높은 금리를 안내받았다. 김 씨는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이자 부담만 계속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면 버티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대출을 안고 있는 자영업자와 가계의 부담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국채금리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서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중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을 안고 있는 자영업자와 가계의 부담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국채금리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서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중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대출을 안고 있는 자영업자와 가계의 부담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국채금리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서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중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국채금리는 정부가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다. 원리적으로는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금리는 내려가고, 사려는 사람이 줄어들면 더 높은 이자를 약속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는 오른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물가가 오르거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면 지금 낮은 금리의 채권을 사려 하지 않는다. 대신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되고, 그 결과 새로 발행되는 국채의 금리가 상승한다. 쉽게 말해 "앞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질 것 같으니 지금 돈을 빌려주려면 더 많은 이자를 달라"는 것이 국채금리가 오르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국채금리는 은행 대출금리와 회사채 금리 등 금융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가계가 돈을 빌릴 때 부담하는 이자도 함께 오르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난달 발표한 '2026년 6월 아시아 채권 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월 2일부터 5월 29일까지 한국의 원화 표시 국채금리는 모든 만기 구간에서 평균 45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45bp는 숫자로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부담은 상당하다. 예를 들어 정부가 같은 조건으로 국채 10조 원을 새로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 부담만 약 450억 원이 늘어난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정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은행도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결국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기업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최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가계대출 차주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2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개인별로 계산하면 차주 1명당 연간 약 16만3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만약 대출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부담은 32만7000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욱 부담스럽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자영업자 1인당 연간 약 55만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고, 0.50%포인트 오르면 추가 부담은 약 110만 원까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국채금리 상승 폭은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년물 국채금리는 조사 기간 동안 69.3bp 상승해 필리핀(162.9bp), 인도네시아(155.9bp)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올랐다. 일본은 10bp 상승하는 데 그쳤고, 중국은 오히려 16bp 하락했다. 장기금리인 10년물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국은 46bp 올라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일본보다 소폭 높았고 중국은 오히려 하락했다.

그렇다면 왜 한국 국채금리는 이렇게 크게 올랐을까.

ADB는 가장 큰 이유로 한국은행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꼽았다.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당장 내리기보다 필요하면 올릴 수도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는 것이다.

시장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ADB는 앞으로 6개월 안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약 47.6%로 전망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금리 동결 가능성이 훨씬 높게 예상됐지만, 지금은 시장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의미다. 국제유가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2월 배럴당 66.3달러에서 3월 말 118.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원유와 원자재 수입 가격도 함께 오른다. 기업의 생산비가 늘어나고 결국 소비자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 중앙은행은 이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약 80%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향하는 만큼 중동의 긴장 상황이 길어질수록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받을 충격도 커질 수 있다.

원화 약세 역시 국채금리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다. 조사 기간 동안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3.5% 하락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필리핀 페소에 이어 신흥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원유를 수입하더라도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한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국내 물가도 함께 상승하고, 이는 다시 금리 인상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에서 이자를 받더라도 환율이 더 떨어지면 손실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채권에 투자하려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국채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생긴다.

ADB는 앞으로도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계속되거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경우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기업과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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