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MRI는 정상인데 계속 아픈 이유 [차기용 원장 칼럼]

칼럼·인터뷰 > 의학칼럼

허리 MRI는 정상인데 계속 아픈 이유 [차기용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8-06 09:30

[Hinews 하이뉴스] 허리 통증이 지속되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MRI 검사를 떠올린다. 실제로 MRI에서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원인이 발견되면 비교적 명확하게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다. 그러나 허리가 계속 아픈데도 MRI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듣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 "검사에는 이상이 없는데 왜 계속 아픈 걸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MRI는 척추와 디스크, 신경 상태를 확인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검사지만 모든 허리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통증은 단순히 영상검사 결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근육과 인대, 관절, 신경 기능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기용 우신향병원 원장
차기용 우신향병원 원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근막통증증후군이다. 내과 및 정신과적 질환이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으며, 오래 앉아 있는 생활습관이나 잘못된 자세,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허리 주변 근육이 긴장하면 단단하게 뭉친 부위가 생긴다. 이러한 근육의 긴장은 MRI에서는 정상으로 보이더라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오래 지속될 경우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나 허벅지까지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천장관절 기능 이상을 들 수 있다. 천장관절은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관절로,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MRI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찰과 움직임 평가가 중요하다.

척추 주변의 작은 관절인 후관절(척추후관절)의 문제도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오래 서 있거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퇴행성 변화가 초기 단계라면 MRI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고관절 질환 역시 허리 통증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엉덩이와 사타구니는 물론 허리까지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허리 검사만 반복하기보다 고관절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허리 통증은 영상검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이 언제 심해지는지, 어느 자세에서 통증이 나타나는지, 움직임에 어떤 제한이 있는지 등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필요에 따라 초음파 검사나 추가적인 영상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근막통증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 운동치료 등을 통해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후관절이나 천장관절이 원인인 경우에는 주사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며,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도 재발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찾는 것이 적절한 치료의 출발점이다.

허리가 아픈데 MRI가 정상이라고 해서 통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MRI에서 디스크가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그 디스크가 통증의 원인인 것도 아니다. 영상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환자의 증상과 진찰 소견을 함께 종합해 원인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허리 통증이 오래 지속된다면 검사 결과에만 의존하기보다 척추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차기용 우신향병원 원장)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