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38세 이모 씨는 평소 건강에 큰 문제 없이 지냈지만, 건강검진 결과에서 ‘자궁경부이형성증 의심’이라는 낯선 진단을 받았다. 겉으로는 아무 증상도 없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병원을 다시 찾은 그는 다행히 1단계 판정을 받았고, 정기적인 경과 관찰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라는 설명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이형성증’은 경고 신호... 암으로 가는 문턱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자궁경부의 세포들이 정상적이지 않게 변화하는 상태로,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병변이다. 원인은 대부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감염된 바이러스가 세포에 영향을 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형성증에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장재혁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주임과장은 “이형성증은 변화의 정도에 따라 1단계부터 3단계까지 나뉜다. 3단계가 되면 암세포가 자궁경부의 기저막까지 침투하면서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보이지 않는 변화가 가장 위험하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은 몸이 보내는 조용한 경고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고 안심하지 말고, 정기검진으로 자궁 건강을 지켜야 할 때다. (클립아트코리아)
보이지 않는 변화가 가장 위험하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은 몸이 보내는 조용한 경고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고 안심하지 말고, 정기검진으로 자궁 건강을 지켜야 할 때다. (클립아트코리아)
◇증상 없는 게 가장 무서운 병

자궁경부이형성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 일상에서 아무 이상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검진을 미루고, 그 사이 병은 조용히 자란다. 증상이 나타날 땐 이미 암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초기 자궁경부암에서도 통증이나 출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진행되면서 질 출혈, 악취 나는 분비물, 성교통, 골반통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사실상 유일한 조기 진단 수단이다.

장 과장은 “1단계는 대부분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도 해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지만, 2단계부터는 병변을 제거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재혁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주임과장
장재혁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주임과장
◇치료는 충분히 가능, 예방과 관리가 핵심

이형성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적 치료 후에도 재발을 막기 위해 3~6개월 간격으로 추적검사를 진행하며, 일정 기간 이상 정상이 유지되면 검진 주기를 1년으로 늘릴 수 있다.

이 질환이 임신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많은 여성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장 과장은 “이형성증이 있다고 해서 임신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병변의 크기나 위치, 치료 여부에 따라 출산 방식이나 시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전문의 상담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HPV 백신 접종도 강력히 권장된다. 특히 성 경험이 시작되기 전 접종하면 예방 효과가 크며,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됐더라도 일부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세 이상 여성은 최소 1~2년에 한 번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받아야 하며, 의료기관에 따라 HPV DNA 검사도 함께 권장된다. 정기검진은 불안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암을 막는 실질적인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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