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설 연휴가 다가오면 고속도로와 공항은 인파로 붐빈다. 오랜만의 귀성, 미뤄둔 해외여행으로 이동 시간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좁은 좌석에 몇 시간씩 앉아 있는 동안 다리 혈관이 받는 부담이다. 움직임이 줄면 다리 깊은 정맥의 혈류가 느려지고, 그 사이 혈액이 엉겨 붙어 혈전이 생길 수 있다.
이른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 알려진 심부정맥 혈전증은 비행기에서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장거리 운전, 고속버스·기차 이용, 심지어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생활도 위험 요인이 된다. 핵심은 ‘오래 움직이지 않는 상태’다.
설 연휴 장시간 이동 시 다리 혈전 위험이 높아, 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한쪽 다리 붓고 아프면 신호
심부정맥 혈전증은 종아리나 허벅지 깊은 정맥에서 주로 생긴다. 한쪽 다리만 붓거나 단단해지고,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피부색이 붉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고 열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이나 피로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폐혈관을 막으면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흉통,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며 응급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변재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다리 정맥 내 혈액이 정체돼 혈전 위험이 커진다”며 “최근 수술을 받았거나 암 치료 중인 환자, 임신부, 과거 혈전 병력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은 초음파 검사로 정맥 내 혈전을 확인하는 방식이 기본이다. 필요하면 CT 등 영상 검사를 통해 폐색전증 동반 여부를 평가한다.
변재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5분 스트레칭’이 합병증 막는다
예방의 출발점은 작은 움직임이다. 장거리 이동 중에는 1~2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걷는 게 좋다. 운전 중이라면 휴게소에 들러 다리를 펴고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좌석에 앉은 상태에서도 발목을 위아래로 반복해 움직이거나 종아리에 힘을 줬다 푸는 동작이 혈류 개선에 효과적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면 혈액이 지나치게 농축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반대로 음주와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탈수를 부를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몸을 조이는 옷은 혈류를 방해할 수 있어 편안한 복장을 권한다. 고위험군이라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도 고려할 수 있다.
변 교수는 “명절처럼 이동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다리 부종이나 통증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증상이 의심되면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